논문 출판 과정은 어떻게 될까?
방금 교수님께 디스커션까지 작성한 페이퍼를 보낸 기념으로 논문 출판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포스팅을 올려보려한다. 처음 아카데미아에 발들 들이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들어와서 미친듯이 논문을 읽고, 후에 연구를 설계하고 뼈빠지게(?) 연구를 진행하고나서 그 고생을 보상(?)받는 길은 논문 출판일 것이다.
학술 논문 (Peer-reviewed Journal)이란
학술 논문을 출판하는 건 석사, 박사 졸업 논문을 따는 거랑 약간 다르다. 졸업 논문은 약간... 응 너 졸업할만하게 썼네 하고 통과시켜주는 느낌이라면 더 전문성을 요구한다. 특히 그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검토(review)된 후 논문 게재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더 과학적으로 타당하고, 논리적인 결론으로 마무리 하는 등의 특징을 지닐 수 있다. 많은 경우에 저널의 리뷰어들은 작성자가 누구인지 모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명성" 보다 그 논문 자체의 질을 바탕으로 게재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되어 있다.
학술 논문 출판 과정
1. 저널 선택하기
보통 논문 작성 전에 저널을 먼저 선택하라는 말이 많은데 그 이유는 그 저널 특성에 맞게 내 연구 작성 방향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학 학습과 관련한 논문을 썼다면, 아동 인지 관련 저널과 교육 저널 두가지 선택이 있을 것이다. 아동 인지 관련 저널은 학교에서의 학습, 교육 등에 대한 내용을 덜 써도 되겠지만, 교육저널에 제출한다면 교육에 대한 시사점이 무엇인지 등등에 작성하는 것이 게재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저널은 검색할때는 키워드를 통해 저널을 직접 검색해볼 수도 있지만, 내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문헌 리뷰(literature review)했던 선행 논문들이 출판된 저널을 참고하는 방법도 좋다. 저널 리스트를 만들고,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도 살펴본다. 임팩트 팩터는 저널의 가치(?)를 참고할 수 있는 지수 중 하나로 이전 년도 동안 세계의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논문이 얼마나 많이 인용되었는지를 나타낸다. 전공마다 다르지만 (분야가 클수록 더 인용 횟수 가능성도 높아져서 그런듯..?) 발달 심리학에서는 2점 언저리면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또 주변 지인들(지도 교수님이 제일 좋은듯)에게 어떤 저널이 좋을 지 물어보는 것도 좋은데, 특히 자잘한 것에 요구하는 것이 많다던가 논문 리뷰가 너무 오래 걸린다던지 하는 정보를 들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오픈 액세스(open access)인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데, 오픈 액세스는 논문 중 누구나 읽을 수 있게 열어놓은 저널을 말한다. 이런 경우 제한 없이 누구나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내 논문이 다른 사람들의 논문에 인용될 가능성이 높아져서 좋다. 또한 저널 에디터가 누구인지 살펴보는 것도 추천한다. 내 연구 분야랑 비슷한 연구를 하는 분이 포함되어 있으면 굿!
2. 저널 작성하기
논문을 완전히 작성하기 전에 제출할 저널에 대해 알아보아야 한다. 작성 양식, 구조, 청중 등등이 그 저널과 잘 맞게 작성되었는지 머릿속에 새긴 후 작성하는 것이 좋다. 저널의 목표 및 범위 등은 저널 홈페이지에 가면 모두 제시되어 있다. 또한 가이드라인 역시 올라와있기 때문에, 초록 작성은 몇자까지인지, 허용되는 논문 페이지는 어느 정도인지 등의 정보가 나와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정보는 논문을 최대한 작성 후에 맞추는것을 추천한다. 일단 작성하는 게 문제기 때문에.... 작성한 후 수정 조금 하는 건 빅딜이 아니고 어차피 작성하려는 내용은 다 정해진 후이기 때문에 작성 후 가이드라인에 맞추어 수정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이다.
일반적으로 저널을 작성할때 내가 선택한 순서는 다음과 같다. 꼭 정해진 건 아니지만 이렇게 하는게 좀 더 수월함. (선행 연구 바탕으로 가설 세운 후 데이타 모두 수집되었음을 전제로 함). 다 작성하고 교수님께 보내진 않고, 한 부분 끝내면 교수님께 보내고 에디팅 받은 다음, 다음 부분 작성하면서 에디팅 부분 수정 이렇게 진행되었다.
- 방법론 및 결론 (표, 그림 등 포함)
- 서론 작성 및 이미 작성한 부분 수정
- 토론 작성 및 이미 작성한 부분 수정
- 레퍼런스 추가, 초록 및 제목 작성
- APA 양식 확인 (그전에도 APA로 작성하지만 마지막 확인)
- Instructions for authors 확인
3. 저널 제출
이제 다 준비된 저널을 제출하게 되는데, 이 때 필요한 것이 커버레터이다. 이 문서는 저널의 에디터에게 왜 이 연구를 출판해야하는지를 강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다.
커버레터에는 다음이 포함된다.
- 에디터 이름
- 내 논문 제목
- 저널 이름
- 내가 작성한 논문이 이전에 출판된 적 없으며 다른 저널에 제출하여 출판 여부를 고려하는 중도 아님을 밝히는 문장
- 연구 내 결과에 대한 짧은 요약 및 왜 청중들이 이에 관심있어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
- 논문 저자들에 대한 연락 정보
- 이해관계의 갈등(conflicts of interest)가 없음을 확인 (즉 다른 조직이나 사람과의 재정적, 상업적, 법적 관계 등에서 문제될 것이 없음을 밝히는 것임)
커버레터를 초록을 복붙하는 것은 절대 삼가하여야 하고, 본인의 말로 연구의 중요성 및 어떤 문제가 다루어졌는지, 왜 이 연구가 이 저널에 게재되어야 하는지 등을 작성하여야 한다. 너무 많은 특수용어(jargon), 줄임말을 사용하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으며 한번에 이해할 수 있게 작성한다. 너무 많은 디테일을 포함하는 것을 피하고, 최대한 한페이지 이내에서 해결한다. 스펠링이나 문법 오류를 절대! 피하도록 한다.
저널 제출할 때 이런저런 걸 많이 물어본다. 펀딩 받은 것이 있는지, 선호하는 피어리뷰할 사람은 있는지 등등. 이러한 정보는 혼자 선택해서 제출해버리기보다는 지도교수님과 상의하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 교수님은 직접 본인이 같이 제출하자고 처음에 혼자 제출했을 때 어려워했던 기억이 있다며 해주심 (복받았다 나 진짜...❤️)
4. 피어리뷰
아직 여기까지 과정을 겪지 못했기 때문에 직접 겪고 추가할 게 있으면 추후에 다시 수정할 예정이다. (저번에 제출한 논문이 아직 리뷰가 안옴.. 오늘 이메일로 문의하였다)
리비전(Revision)
제출하면 저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피어리뷰가 진행된다. 즉 내가 제출한 논문을 다른 연구자들에게 확인/검토 받아 저널에 개제할 수 있는지 선택하게 되는 작업이다. 이는 저널이 양질의 논문을 제공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기도 하며, 이 피어리뷰를 통해 논문을 작성한 자들은 또 유용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다. 처음에 좋은 저널을 선택해서 제출한 후 (통과되면 좋고) 피어리뷰 받고 통과가 되지 않은 경우 그 피어리뷰에서 말한 중요한 부분을 수정해 다른 저널에 제출할 수 있기도 하다.
한번에 통과되면 너무 좋겠지만 많은 경우 리비젼이 요구된다. 즉, 수정 후 개제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이 때 피어리뷰에 따라 내 논문을 수정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너무 리뷰어의 코멘트에 상처받지 않도록 하자... 약간... 내 작업에 이런 저런 비판이 오면 맘아프기도 하고 자존심에 금이 가기도 하지만 모든 건 내가 연구자로서 역량을 높이기 위한 사랑의 말이라고 생각해보도록 하자. 솔직히 나는 석사때 교수님께 약간 단련되어서 지금 여기서 받는 피드백이 모두 천사처럼 보이기 때문에 크게 상처받고 이러진 않는데, 우리 프로그램에 한 분 약간 상처받기 쉬운 것처럼 보이는 분이 있어서 추가한 말. 나에게 피드백을 준다는 것은 그만큼 나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사용해 코멘트를 준다는 것을 상기하면서 고마운 마음을 가지도록 해보자. 아무튼 리뷰를 천천히 읽은 후 이에 대해 내 논문을 어떻게 수정할 지 생각해본다.
모든 리뷰어들/에디터들의 코멘트를 전부 다 다루어야 한다. 만약 리뷰어의 코멘트에 반대하는 경우 왜 해당 부분을 수정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추가하여야 한다.
리젝(Reject)
혹시나, 저널 개제가 리젝되었다면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왜 이 논문이 리젝되었고, 이를 통해 배울 점을 잘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저널에 다시 제출하기 전에 어떤 근본적인 문제를 바꾸어야 하는지 등을 생각해보아야하고, 필요한경우 저널 에디터에게 연락하여 조언을 구한다. 수정 후 다시 다른 저널을 선택해 그 저널에 맞추어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일반적으로 논문이 리젝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저자가 저널 선택을 잘못한 경우: 저널의 목표 및 범위에 맞지 않는 경우 (예를 들어 이중언어 관련 저널인데 동떨어진 연구와 관련한 논문을 제출한 경우)
- 논문이 학술논문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경우 (예를 들어 너무 기사같이 쓴 경우...? 구체적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연구인데 연구 필요성에 대해 작성할 때 "어느날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억울하게 사망했다" 라고 작성한 경우. 물론 이 사건을 애도받아야 하고 중요한 사건이지만 논문을 작성할 때 이렇게 작성하지는 않는다.)
- 논문이 너무 길거나 짧은 경우
- 저널 관습이나 학술적 글쓰기 일반과 거리가 먼 경우
- 양식, 문법, 영어 등에 문제가 있는 경우
- 주제에 대하여 진부한 내용을 다룬 경우
- 연구 방법론에 문제가 있는 경우
- 이론적 기반이 부족한 경우
- 논문 자체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
- 논문이 비윤리적인 경우
5. 논문 게재 결정
리비전이 끝난 후 해당 논문이 억셉트 되면 이제 출판 결정이 난 것이다 😍 출판 동의 등의 작업을 하게되고, copy right 등에 관련된 선택 등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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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축하 파티
하루 맛있고 비싼 음식과 함께 거하게 취할 수 있는 권리를 나 자신에게 부여한다. 제발 이 날이 얼른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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