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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미국 박사 유학 이야기

Meeting with my advisor

by PhD_Ming 2019.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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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교수님과 두번째 만남이 있는 날이었다. 저번엔 여럿 모여하는 디너파티였다면, 오늘은 일대일 미팅이었다. 그리고 다녀온 지금, 나는 너무 행복하다. 혼자서 고군분투했던 석사생활이 하나하나 스쳐지나갔다...교수님의 지도가 있긴 했었지.. 하지만 지금이랑은 현저히 다르다.

 

교수님께서는 나의 박사 첫학기에 대한 어느정도 상세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독단적인 느낌은 전혀 없었으며, 정말 온전히 나를 위한 커리어 개발을 생각한 1년치 계획이었다.

나의 석사때 경험을 생각하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거다.

미팅 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Study 5 관련

5번 연구는 교수님과 입학 면접 때 함께 나눈 이야기를 시작으로 진행된 연구이다. 교수님께서 진행중인 과제에 대해 말해주었고, 아동 수학 인지에 관심이 있던 내가 이렇게 수학에 적용하면 어떤지 제안하면서 성사되었다. 현재 예비조사를 바탕으로 포스터 요약본을 제출했고 Accept된 상태이다. 

 

- 내일 랩미팅 1시: 동의서와 과제 관련 충분히 인쇄가 완료되었는지 확인 부탁

- 앞으로의 연구 진행 방향: 현재 진행중인 연구에 더해 일반적 수학 성취를 측정하여 어떤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지?

- 수학 성취도 평가 시험 담당자와 컨택을 마친 상태이고, 그 담당자와 연결해주겠음

- CITI 는 IRB 등록을 위해 필요하니 빨리 해결해야 함: 실험 윤리 관련 강의이며 간단한 시험으로 진행됨. 실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IRB 등록이 필요함. CITI 수료 확인증을 pdf로 보내주면 됨(E에게 물어볼 것)

- 우리 학교 연구 자료가 담긴 서버 access 관련 E에게 물어볼 것.

- 컨퍼런스에 Diversity Award 관련 연락이 오면 바로 알려줄 것_8/24예정.

- 이 Award를 받지 못해도 학교측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_이는 K에게 추후 물어볼 수 있음.

- 우리 세부전공 내에서 매달 포럼을 여는데, 나의 발표일은 10/8로 신청해놨음. 그 이유는 10월 17~19일에 열리는 컨퍼런스 직전 내 포스터를 발표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임

-데이타 콜렉션을 위한 피험자 수 늘리기! 석사때는 '내 논문 내가, 니 논문 니가'의 스타일로 혼자 모든 피험자를 구하러 다녔었다. 오늘은 교수님께서 직접 피험자 수를 구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알려주었다. 이번주 목요일과 금요일 아이들이 많이 오는 장소로 (이미 교수님께서 장소 섭외 완료) 가 테이블을 놓고 아이들에게 화분에 그림그리기/코끼리 만들기 등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활동에 참여하는 동안, 부모들에게 실험에 대해 소개하고 오라고 유도하는 것이 교수님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이번주 목요일 3시, 금요일 5시 15분 교수님 차를 타고 옆동네 그 장소에 다녀오기로 했다. 끝나면 집까지 데려다준다고까지 하심. 아주 한국적인 마인드를 가진 나로서는 황송할 따름이다.

 

  • 교수님 진행중인 연구 소개

- 교수님은 현재 6~7가지 연구를 진행중이었고, 그 중 하나가 나의 Study 5였다. 신기했던 것은 각자 따로 따로 진행된다기 보다는 큰 틀 하에서 분리될 수 있는 여러 연구가 진행중인 것이었다. 그 중 하나와 내 연구가 데이터 콜렉션 상태였고 다른 것은 연구 stimuli를 개발중에 있거나 개발 완료된 상태였다. 다른 작성중/데이터분석중/출판중(In press)인 연구도 많았다. 넘 멋있었다. 그리고 내 아이디어로 진행되는 연구가 한 꼭지로 들어가 있는게 뿌듯하기도 했다.

 

  • 진로/일년차계획 관련

- 내가 추후에 연구자가 되고싶은지, 강사가 되고싶은지 물어보았다. 각자의 길을 가기 위해 쌓아야 하는 커리어가 다르기 때문에 나를 위한 커리어를 만들기 위해선 확인해야 한다고 그랬다. 정말 감동받았다. 나는 당연히 학자가 되고싶다고 대답했다. (아마 내가 TA 워크숍에 간다해서 물어본 것 같았다.) 내가 열심히만 잘 따라간다면, 교수가 되기 위한 CV를 빵빵하게 채워넣어주실 것 같은...그런 기분이 들었다.

- 미국에 있을 건지 한국에 돌아갈 건지도 물어보았다. 예전에 면접을 볼 때에도 물어보셨는데, 그 때는 내가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는 직장을 구한다면 한국이든 미국이든 장소는 상관없다고 대답했었다. 이번에 내 대답은 한국은 지원이 적어 돌아가고 싶지 않다였다. 고작 2주도 채 있지 않았지만, 한국과 미국의 연구 지원 차이가 아주 절실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 1년동안 나는 RA를 한다. 교수님께서는 이번에 이중언어 관련 책의 한 챕터를 쓴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보조가 되어 교수님을 도와드리면 된다. 논문 리뷰, 어떤 이론에 대한 예시 찾아주기 등을 하면 된다고 했다. 포트폴리오 점수(우리학교는 퀄 대신 학술적 활동으로 점수를 채워야 함)에 포함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떠나 추후 CV에 추가되는게 더 중요하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 랩미팅 등을 진행 할 때, 학부연구조교들에게 논문을 이메일로 보낼 것인데, 나도 참조로 포함시키겠음. 내가 안읽은 논문이 있을 수도 있으니 이를 방지할 수 있을 것.

- 데이타 콜렉션을 이번 년도에 끝내고, 1) 진행중 연구 2)수학성취와 연결을 합쳐 내년즈음 퍼블리케이션을 진행하면 될 것! 박사 일년차 마지막에 심리학과 모두가 하는 발표는 이에 대한 내용으로 준비하면 될 것!

 

  • 학교 소개/랩실 소개

- 여기가 한국과 구별되는 또다른 점은 박사생 사무실Office이 있다. 2~3명이서 같이 쓰게되고, 문 앞에 내 이름이 붙여진다. 내 사무실도 정해졌다고 했는데 나중에 대학원생 오티때 보여주며 열쇠도 함께 준다고 하였다. 

- 사무실과는 별개로 연구실이 있다. 이 연구실은 온갖 방이 있고, 컴퓨터실도 있고, 부엌까지 들어있다. 커피머신까지! 자주 아동을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되기 때문에 아동용 화장실까지 구비되어 있었다. 아동 관찰실은 두개나 있고 옷장까지 있었다. 한국에서는 아동 관찰실 하나 있는 것을 우리 랩이 사용했는데 석사 박사 모두가 그 관찰실을 옹기종기 차지하고 내 자리라며 앉아있었다. 실험이 진행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랩실을 비워야했다. 한국에 돌아가고싶지 않은 이유 중 하나.

- 교수님이 주로 사용하는 아동 관찰실 중 아동이 실험에 참여하는 곳이 아닌 관찰할 수 있는 곳에는 선반 등이 많이 있어 교수님이 사용했던 과제들이 꽂혀있었다. 그 중 대박인 것은 교수님이 따온 grant로 준비되어 있는 십수개의 노트북들이었다. 실험을 위한 노트북들이라고 했다. 능력자....

- 우리학교는 곧 eye-tracker를 들인다. 창고처럼 사용되는 작은 방을 바꿀 예정이다. 우리 교수님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함께 가서 eye-tracker방을 어떻게 바꿀지 논의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역시 행정 담당자분께서 해주시는데, 교수님의 요청이 수용되어 진행되는 것 같았다. 신기했던 것은 옷걸이 등을 놓아 옷을 걸 수 있게 해야겠다, 아동이 앉을 수 있도록 의자 높이를 조절되는 것으로 해야한다 등 아주 세부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 SUPPORTIVE PROFESSOR

- 교수님께서 나에게 [The professor is in]이라는 책을 선물해주셨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챕터 중 먼저 읽으면 좋은 챕터를 표시해주었다. 그 중 하나가 Some advice about advisors였는데 지도 교수에 대한 조언인데 왜.........?라고 생각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셨다. 교수님 본인이 나에게 무리한 것을 요구하거나 행동을 잘못하고 있다면 그것을 내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말 충격적인 말이었다....한국에서는 이거 불가능하잖아....감동 무한대♥

- 교수님은 계속 나에게 더 질문이 없는지, 이러한 계획이 괜찮은지 확인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I feel so happy with these plans!

 

 

 

약 한시간 동안 진행된 교수님과의 미팅 내용은 이정도인 것 같다. 한시간을 집중해서 영어를 듣고나니 진이 빠지는 느낌이다. 아마 내가 못들어서 빠트린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언제쯤 되어야 영어에 익숙해지려나 모르겠다. 하지만 열정과 배려가 넘쳐나는 교수님을 만나 생산적인 미래 계획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 교수님만큼 나도 열심히 이 박사과정을 헤쳐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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