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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발달심리학 이야기

아동의 분수 이해 발달

by PhD_Ming 2020.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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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내용은 Siegeler et al., 2013의 Fractions: the new frontier for theories of numerical development 논문 내용을 발췌한 내용입니다. (tmi: 아동의 분수 이해 발달은 제 연구 분야이기도 해서 애정이 많이 가는 주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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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 1/2, 2/3 하는 그 분수! 흔히 초등학교 3학년때 처음 배우게 되는 수학 과정 중 하나의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분수는 수학 학습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 우리가 자연수를 배운 이후 그 자연수에 벗어난 '수'를 접할 때 가장 처음으로 배우는 것이 분수이고, 따라서 수의 개념을 확장시키는 데 첫걸음이 분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숫자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하게 해주고, 이후 더 심화된 학습, 고등 수학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분수이다. 이렇게 중요한 걸 배우는게 쉬울리가 없다. 아이들은 분수를 배우는 데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심지어 성인조차도 분수의 개념을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왜 분수를 배우는 게 어려울까?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분수는 자연수 이후에 더 확장된 수를 배울 때 처음 접하는 수이다. 자연수는 일, 이, 삼, ...과 같이 하나의 수이후에 오는 수가 정해져있고( 예를 들면 7 다음에는 8이 온다), 하나의 기호로 이루어져있으며, 셀 수 있고, 자연수끼리 곱하면 무조건 그 값은 증가하고, 자연수끼리 나누면 무조건 그 값은 감소하게 되는 등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분수에는 이러한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즉 아동은 자연수라는 한정된 개념만을 수라고 인지하고 있지만, 이제 전혀 다른 수의 분야를 배우게 되고, 기존에 알고있던 수의 원리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분수를 배울 때 더 헤매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분수의 계산 절차가 복잡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자연수는 그냥 자연수끼리 더하면 되었지만 분수끼리 더하기 위해서는 공통 분모로 변환을 해줘야 하거나, 공통 분모의 분수를 더하고 뺄 때는 분자만을 더하고 빼면 되지만 공통 분모의 분수를 곱할 때에는 분자와 분모 모두 곱해줘야하는 등 그 절차가 일관적이지 않다. 또, (한국 학교 수학 교재를 봤을 때는 이것이 적용될 지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는 분수를 "부분-전체"라는 개념만 강조하여) 분수를 부분-전체를 표시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인식할 뿐분수도 하나의 '수'라는 인식이 덜한 편이다. 

분수 지식의 구분

다시 분수 지식의 발달에 대한 내용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그 전에 분수 지식은 어떻게 구분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분수 지식은 두가지 방식으로 구분될 수 있다. 하나는 개념 지식 vs 절차 지식, 또 하나는 숫자 기호의 사용 유무에 따라 구분하는 방식이다. 

개념 지식(conceptual knowledge) vs 절차 지식(procedural knowledge)

  • 개념지식이란, 수의 크기, 수의 원리 혹은 규칙, 표기법 등 수의 속성 자체를 이해하는 지식을 말한다. 
  • 절차지식이란, 더하기, 빼기, 나누기, 곱하기 등 분수 계산을 막힘없이 할 수 있게하는 지식을 의미한다. 

숫자 기호를 사용하지 않는 지식(non-symbolic knowledge) vs 기호 지식(symbolic knowledge)

  • 기호를 사용하지 않는 지식이란, 구체적인 어떤 물에 대한 지식으로 예를 들면 아래 그림에서 어떤 그림이 파란색 점에 대해서 더 큰 비율로 이루어져있는지에 대한 지식이라 할 수 있다. 

  • 기호지식은 우리가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표상에 대한 지식이라 할 수 있으며, 예를 들면 2/3에 대한 개념, 혹은 2/3과 4/9 중 어떤 것이 더 큰지 등에 대한 지식을 의미한다. 

각각의 분수 지식에 대한 발달

분수의 개념 지식 발달

1. 기호를 사용하지 않는 개념 지식

신기한 건 영아(만 0-1세)조차 기본적인 분수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음. 6개월 영아는 위의 그림처럼 두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점으로 비율을 구분할 때, 그 비율이 두배 이상인 경우, 즉 서로 다른 색의 점들의 비율이 하나는 1:2이고 다른 하나는 1:4로 이루어져 있으면 이 두 비율을 구분할 수 있음을 밝혀졌다. 

3세 아동은 사각형, 원 등으로 이루어진 모양에서 반만 칠해진 것, 3/4만 칠해진 것 등 기호를 사용하지 않는 분수 간 유추가 가능했고, 6-7세 아동은 1/2를 기준점으로 사용하여 이러한 분수를 구분하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했다.

신기했던 것은 5-6세 아동에게 다음처럼 두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막대를 보고 같은 것을 고르라고 했을 때, 막대가 각각의 칸으로 나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비율을 기준으로 선택했지만, 각각의 칸으로 나뉜 경우 진하게 칠해진 칸의 수가 같은 것을 선택했다. 즉 아래 그림에서 왼쪽의 경우 같은 비율 막대를 선택했지만, 오른쪽의 경우 진하게 칠해진 칸이 세개인 막대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2. 기호 지식

기호지식은 기호를 사용하지 않는 지식보다 더 나중에 발달하는데, 그래도 만 4세부터는 '반'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과자를 반만 달라고 했을 때 만 4세 아동이 알아 듣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5-6세 아동 역시 같은 비율로 여러 사람에게 물건을 나눠줄 수 있는데, 그 대신 아직은 사람 수가 증가할수록 각각의 사람에게 돌아가는 물건이 적어짐은 이해하지 못한다. 이러한 이해는 7세 때 발달하게 된다. 

3-4학년이 되면 이제 교과과정에서 표상적 기호체계, 즉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1/2 (이분의 일이라고 칭함) 등의 분수 기호를 알게되며, 대신 이를 깊게 이해하는 것은 느리게 발달하게 된다.

분수의 절차 지식 발달

1. 기호를 사용하지 않는 절차 지식

4세부터는 간단한 기호로 표시하지 않는 분수 간의 더하기 빼기가 가능해서, 예를 들면 반만 칠해진 원과 1/4만 칠해진 원 간의 더하고 빼기가 가능하다 (아래 그림 참고).

2. 기호 지식

기호로 표시하는 분수의 절차 지식을 배우는 데 오랜 기간이 걸리고, 많은 경우 이를 어려워한다. 분수의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에서 가장 많이 틀리는 경우가 두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분수의 분자와 분모를 독립적인 자연수로 생각하여 계산하는 경우이다. 즉 ,1/2 + 1/3이 있으면 아동은 분자는 분자끼리, 분모는 분모끼리 자연수처럼 다 더해버리는(2/5라고 대답) 오류를 많이 보인다. 두번째 경우는 분수의 산술에 적용되는 많은 규칙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이다. 즉 1/3 x 2/3이 있으면 2/3이라고 대답하여 덧셈과 뺄셈에서의 규칙인 '분모가 같은경우 분자만을 더하거나 뺌'을 곱셈에도 잘못 적용하는 오류를 자주 보이는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이러한 오류들이 수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부족함을 의미한다고 했다. 즉 1/2 와 1/3을 더하는 경우 얘네보다 더 큰 수가 나와야 정상이지만, 2/5는 1/2보다 작은 수이다. 즉 분수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 충분하다면  이것이 정답이 아님을 대답을 적기 전 인지했어야 한다. 또, 1/3과 2/3을 곱할 때 1 이하의 수를 곱하면 더 작은 수가 나와야 한다는 기본적인 개념을 알지 못함을 보인다고 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해석에 약간 반박(?)하고 싶은데, 아동이 덧셈의 결과가 더 큰 수가 나와야 함을 인지하고 있고, 2/5와 1/2의 크기에 대한 개념을 다 알고 이해하고 있더라도, 이러한 오류를 보일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논문이 말했듯 분수 계산 절차는 아주 복잡하다. 따라서, 아동은 이미 이 분수 계산 절차 규칙에 대해 그들의 모든 인지적인 자원을 다 쏟고 있어 이러한 개념에 대해 주의를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인지적 자원을 많이 사용해야하는 어려운 문제를 접하는 경우, 한가지에만 주의를 쏟는 경우는 아동 발달에서 많은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분수 계산할때에도 역시 그럴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즉, 분수 개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분수 계산에 오류를 보일 수 있지만, 분수 개념에 대한 이해를 하더라도 오류를 보일 수 있다.

분수 지식 발달의 개인차

여러 분수 지식 간의 관계

분수에 대한 여러 지식은 서로 관련이 있다. 위 사례를 보더라도 분수에 대한 개념을 잘 알고 있으면, 분수 계산을 더 잘할 수 있고, 자연수 사이에 무한한 분수가 존재함을 아는 것은 분수 크기를 비교하는 절차 지식과 상관이 존재했으며, 가분수를 자연수로 바꾸는 전략을 잘 사용하는 아동들은 일직선에서 주어진 분수를 표시하는 문제 (예: 0------------1 일때 이 일직선상에 1/2을 표시하라) 역시 점수가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즉, 분수 지식을 하나하나 잘 이해할수록 분수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 자체가 높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분수 지식과 수학 지식 간의 관계

자연수끼리의 산술을 잘할수록, 분수에 대한 개념 지식, 절차 지식이 더 높음을 선행연구에서 밝혀주었으며, 분수 지식이 높을수록 이후의 대수학, 고등학교 수학 학습 능력과 관련있음이 나타났다.

영역 일반적 처리와 분수 지식간의 관계

영역 일반적 처리는 그 전 인지 발달과 학습에서 잠시 언급되었던 작업기억 등의 인지 영역을 말한다. 분수에 대한 개념 및 절차 지식 모두 작업기억과 관련 있었으며, 또 억제 통제 능력과도 관련있었다. 즉 분수의 분자와 분모를 독립적인 자연수처럼 대하려는 자동적인 처리방식 억제하고 분수로써 이해하고, 분수의 계산 규칙을 적용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분수에 대한 지식은 주의 능력, IQ등과도 관련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단적 안정성

분수지식의 개인차는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상당히 안정적인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분수 지식이 적은 아동은 나중에도 분수 지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그 안정성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개개인의 IQ 수준, 작업 기억 수준을 모두 통제했음에도 그 안정성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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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동의 분수 지식 발달에 관해 포스팅 해보았습니다 ^_^ 

개인적으로 관심이 큰 분야라서 다른 사람들도 재밌게 읽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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