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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발달심리학 이야기

우리는 유리수를 표기할 때 분수, 소수, 퍼센트 중 어느 것을 더 선호할까?

by PhD_Ming 2020.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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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리수를 표기할 때 분수, 소수, 퍼센트 중 어느 것을 더 선호할까?

본 포스팅은 Tian et al., 2020의 how do people choose among rational number notations? 논문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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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수는 하나의 수로 1, 2, 3,... 처럼 표기하지만, 유리수는 같은 크기의 수이더라도 표기하는 방식이 여러가지다. 1/2은 0.5 혹은 50%로 표기할 수 있다. 즉, 분수, 소수, 퍼센티지처럼 같은 수를 다르데 표기가 가능한데, 우리는 어떤 표기법을 사용하는 걸 선호할까? 이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2020년에 나온 따끈따근한 논문을 바탕으로 이번 글을 포스팅하고자 한다. 

먼저, 분수,  소수, 퍼센트의 특징을 간략하게 살펴보자. 분수는 모든 유리수를 표기할 수 있는 수이다. 하지만 소수는 10의 배수인 분모를 가진 수만 소수로 표기할 수 있다(여기서 순환소수는 복잡하므로 다루지 않은 듯함). 또, 퍼센트 역시 100의 배수의 분모를 가진 수만 소수로 표기할 수 있다. 그러면 분수가 모든 유리수를 표기할 수 있는데, 소수와 퍼센트는 왜 필요한 것일까? 논문에 따르면 우리는 적어도 3세기동안 분수, 소수, 퍼센트를 사용하였다. 각각의 표기법이 독특한 기능을 하기때문에 세 가지 표기법이 모두 필요한 걸까?

Semantic Alignment Theory

이를 설명하는 한 논문으로 DeWolf et al., 2015의  Semantic Alignment Theory가 있다. 이 논문은 유리수를 표기할 때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식, 표기할 때의 정확성과 속도에 대해 설명해준다. 이 논문에 따르면 분수는 분자와 분모의 두 부분으로 된 이분 구조를 가지고 있고, 소수는 한 차원으로 이루어져있음을 강조했다. 즉, 구분된/분리된 구조를 가지는 경우 분수를 선호하며, 연속적 구조를 가지는 경우 소수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예시를 들어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위 세가지 경우가 주어진 경우, 사람들은 소수, 분수 중 어느 것을 사용할까? 위 이론에 따르면 A와 B는 분리/구분된 구조를 가진다. A에서는 서로 다른 모양이 비율을 이루고 있으므로, 분리된 구조를 가진다 할 수 있으며 B도 검정 선으로 분리된 구조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C는 연속적 구조를 가진다. 이 이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학생들은 A와 B는 소수보다는 분수가 더 선호되었고, C를 표기하는 경우에는 소수가 더 선호되었다. 이는 미국, 중국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모두 비슷한 결과가 나와 본 연구 결과를 일반화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Quantification Process Theory

위의 semantic alignment theory 이론을 반박하고, 유리수 표기 선호에 대해 다른 설명을 제시한 것이  quantification process theory이고, 본 논문에서 메인으로 주장하는 이론이다. 이들은 '구조'가 아니라 비율 등을 수량화 하는 과정에 따라 유리수 표기를 선호하는 방식이 달라진다고 주장하였다. 우리가 수량화할 때, 두가지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분자와 분모 간 정확한 수를 알고자 하는 전략이고, 또 다른 전략은 대략적으로 그 비율을 추정하는 전략이다. 

* Siegler 의 전략 선택 이론(strategy choice theory)에 따르면, 우리는 시간에 따라 어떤 과제에 익숙해지면서 더 효율적인 전략을 발달시킨다. 그리고 이 과제에 익숙해진 이후에는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전략 중 상황에 가장 효율적인 전략을 사용하게 된다고 한다. 

Quantiication process theory는 전략선택이론과 맥을 같이 하는데, 위 그림 A와 그림 B는 적은 개수로 비율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직접 세어 분수로 표기하는 것이 정확도와 속도를 고려했을 때 가장 효율적인 전략일 것이다. 만약 C처럼 연속적인 부분으로 이루어지거나 많은 수의 모양으로 이루어지거나, 많은 수로 분리된 구조를 띌 경우 비율을 구하기 위해 모든 개수를 세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므로 우리는 그 비율을 추정하게 되며, 따라서 소수 혹은 퍼센티지를 사용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두 이론 중 무엇이 맞는지 확인하기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분리되었지만 많은 수로 이루어진 경우를 제시하고 어떤 유리수 표기법을 사용하는 지 살펴보면 될 것이다. (이렇게 작은 부분을 조작해서 가설을 증명한다는 게 실험 연구의 매력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이 논문의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그림을 추가하였다. 

semantic alignment theory에 따르면 이 그림이 주어졌을 때 각각의 모양이 분리되어 있으니 분수가 선호될 것이다. 반면에 quantification process theory에 따르면, 추정하는 전략이 더 효율적이므로 소수가 선호될 것이다. 결과는 quantification process theory의 승!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위 그림은 소수로 표기하는 것이 더 선호되었다. 

추가로 quantification process theory를 지지하는 다른 증거도 제시하였는데 다음과 같다. 먼저, 문제를 제시할 때 "빠르고 정확하게 표기하라"라는 지시가 아니라 "직접 세어서 표기하라"라고 했을 때 분수로 표기하는 것이 더 선호되었는데 이는 quantification process theory에서 전략과 관련한 설명과 일맥상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이 지시에 따라서 그림의 구조 특징과 유리수 표기법 간의 관계가 사라져버렸으며, quantification process theory를 더 지지해주었다. 또 이들은 비율로 표기할 때 드는 노력이 높은 경우 분수를 더 선호할 것이라 하였는데, 예를 들면 1/2는 0.5로 변환이 쉽지만, 1/7은 상대적으로 더 오래 걸린다. 즉, 분자를 분모로 나누는 게 더 힘이 드는 경우 분수로 표기할것이라 하였는데, 이 역시도 지지해주어 "전략에 따른 표기법의 선택"이라는 quantification process theory의 주장을 지지해주었다.

마지막으로 덧불이고 싶은 것은 이 논문에서는 분수와 소수에 더해 퍼센트도 추가되었는데, 학생들이 소수로 표기하는 것보다 퍼센트로 표기하는 것을 더 선호함을 밝혔고, 또 분수와 퍼센트가 소수보다 정확도가 높았음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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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리수 표기법 선호에 대해서 포스팅 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은 논문이고, 교수님이랑 같이 논문 토론할 때도 교수님이 재밌다고 한 논문이었는데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재밌게 읽어주었으면 좋겠네요^^! 더 자세한 내용(연구과정, 토론 내용 등)이 궁금하다면 직접 논문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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