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여름 🇰🇷 방문 (1) 2주간의 자가격리

2019년 박사를 하겠다며 미국에 떠난 이후 2년만에 처음! 드디어 한국을 방문했다. 2019년 첫 학기를 하면서 너어무 힘들어서 아빠한테 한국에 가겠다고 가겠다고 졸라서 비행기표를 끊었었는데... 그 당시 한국에 있던 남친이랑 헤어지면서, 그리고 또 이후에 여기서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면서 비행기표를 취소했었다. 그리고 여름에 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터져버린 코로나. 어찌될 줄 몰라서... 미국인도 아니고 한국에 갔다가 못들어올 수도 있다는 두려움, 코로나에 감염되면 어쩌지 하는 무서움 등으로 미루고 미루다가 코로나가 익숙해져버린 2021년 한국에 다녀왔다. 주변에서 코로나를 무릅쓰고 계속 한국을 방문하는데 그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면서도 감염이 안되는 걸 보고 용기를 냈던것같기도 하다. 

대한항공 보스턴-인천 직항은 기내 1 부치는 짐 2 가 무료였는데 안에 텅텅 비어있다. 꽉꽉 채워오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텅 빈 짐들을 챙겨갔다.

비행기에서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 TA 일이 남아서 열심히 학부생들 파이널 채점을 해주고, 또 그 당시 뭘 했어야해서 열심히 논문을 읽었었다. 그렇게 할 일을 하며 또 잠을 청하니까 생각보다 14시간이 후딱 가버렸다. 아 영화도 하나 봤다. 82년생 김지영을 봤는데 너무 공감이 되어서 혼자 찔찔 짜면서 봤던 기억이 있다. 좋았던 건, 사람이 별로 없어서 이코노미석 연결된 세 자리 중 나만 앉아있었다. 잘 누워서 자다가 왔음!

이때는 아직 자가격리가 풀리지 않은 때였다. 여기서 어플을 다운받아라, 질문서 작성을 해라, 검사결과서를 준비해라 온갖 요구사항이 들어온다. 이렇게 해서 우리나라가 크게 감염이 퍼지지 않았구나 싶었다. 체계적인 느낌이 들었는데, 안내해주는 한 남자 직원이 무례해서 기분이 안 좋았다. 나이 든 분한테도 은근하게 반말을 막 섞어서 쓰는데 사람이 싸보인다고 해야되나 없어보였다. 

 

어찌저찌 공항으로 나와서 아빠가 오기를 기다렸다. 차가 막혀서 좀 늦는다고 그랬다. 김치 김밥이 너무 먹고싶어서 아빠한테 사오라 했는데 차안에서 먹는 이 김밥이 너무나 맛있었다. 아빠는 이게 왜 맛있냐며 이해하지 못했다. 맛있는데요...?

집에 도착하니 엄마의 진수성찬이 기다리고 있었다. 쌩 해산물을 좋아하는 내가 미국에서 해산물을 못먹어가지고.... 개불 해삼 멍게 삼종을 시장에서 사왔다고 했다 (지금 보니까 눈물 줄줄이네). 그리고 또 회도! 미국은 회가 뭔가 덜 싱싱해서 (해동한 맛?) 오랜만에 한국에서 먹는 싱싱한 회가 너무나 반가웠다.  

 

또 하나 반가웠던 점! 화장실 ㅠㅠ 미국은 화장실이 건식이라서 배수구가 없다. 그래서 꼭 샤워하는 곳에 샤워커튼을 달아야한다. 처음엔 이게 너무나 불편했다. 샤워커튼이 걸치적거리기도 하고, 안그래도 습한 장소여서 샤워커튼에 곰팡이 피는게 다반사다. 청소해주거나 주기적으로 바꿔주어야함.... 귀찮게... 청소하는것도 너무 힘들다. 한국은 세제로 빡빡 닦은 다음에 뜨신 물로 휙휙 부어서 청소하면 되는데 미국은 그게 안된다. 걸레나 물티슈같은 것으로 닦는데 100% 깨끗한 느낌이 안드는 그런 느낌... 

집에서 보는 풍경... 그나마 이 쪽이 트여있어서 좋았다. 2주간 갇혀있었는데 그래도 자연의 풍경(?)을 일부 볼 수 있어서...

이거 말고 나중에 세종시에서 레토르트식품들을 왕창 보내줬는데, 사진이 없다. 약간 국가한테 챙김받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애국심이 일렁이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안그래도 미국은 코로나 대처 엉망으로 하는데 한국은 너무 잘해가지고 뿌듯했는데... 나에게 감동을 주었음

그리고 그 격리기간 동안 우리 가족은 대게를 먹었다. 

크기 보시져

넷이서 한마리를 먹는데 배가 부르더라니까~~

와웅..

다음날 게딱지 비빔밥과 전복내장볶음밥!

 

그리고 내가 노래를 부르던 호박잎쌈밥

미국은 이런 한국 전통(?) 야채들이 없다. H마트에도 한계가 있음. 이 호박잎이 미국 오기 며칠 전부터 계속 먹고싶길래 엄마한테 요청해놨었다. 넘 마싰으 ㅠㅠㅠ

너가 최고야

아래는 친구가 내 아보카도를 맡아주는데 새싹이 뺴꼼자랐다며 보내준 사진이다. 아앙 귀여웡❤️

자가격리 마지막날 코로나 테스트 받으러 자전거 타고 가는 길에 찍음! 올만에 나와서 얼마나 상쾌했는지! 세종시가 2년만에 많이 바뀐 걸 볼 수 있었다.

 

자가격리가 끝나고 엄마랑 스벅! 나는 공부해야해서 엄마는 그냥 좀만 있다가 먼저 갔다. 

런데이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