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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발달심리학 이야기

수학인지 및 발달 이론: 자연수 표상 및 분수 이해

by PhD_Ming 2021.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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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인지 및 발달 이론

수학 인지에 대한 연구는 일반적인 인지에 대한 다양하고 근본적인 질문에 대답해줄 수 있다. '양(quantity)'에 대한 심적 표상(mental representation)의 특징은 무엇인지? 이러한 심적 표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어떤 종류의 환경적 경험이 아동의 인지 발달에 영향을 주는지? 아동 인지의 어떤 측면이 선천적인지 혹은 아주 초기에 나타나는지? 역사적으로 이러한 많은 질문들은 아동의 "자연수 발달의 이해"와 관련한 수학 인지 내에서 주로 다루어졌다. 또 이러한 연구들의 결과의 많은 부분은 분수 지식의 발달에까지 일반화되는 경우가 많다.

자연수 표상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아동이 어떻게 어떤 집합의 양(quantity)과 숫자 크기를 표상하고 추정하는지 관심가져왔다. 아래 그림은 "양 비교 과제 (numerosity comparison task)"의 한 예시이다. 참가자들에게 아래 그림과 같이 서로 다른 양의 점들로 이루어진 두개의 집합을 보여준 후 더 많은 것을 선택하게 하는 과제이다. 이 과제를 통해 많은 연구들은 영아기부터 성인까지 모두 일일히 점의 개수를 세지 않고도 재빠르게 어떤 것이 더 많은 양의 점으로 이루어져있는지 선택할 수 있음을 밝혔다. 

양 비교 과제(numerosity comparison task)                                                출처: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Example-trial-of-the-numerosity-comparison-task_fig1_328025037

이 때 중요한 점은, 두 점의 집단에서 점들의 개수의 비율이 어떤것이 더 많은지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배한다는 점이다. 즉, 1:2처럼 낮은 비율은 7:8처럼 높은 비율보다 더 구분하기가 쉽다 (아래 그림 참고). 이때 점의 개수는 중요하지 않으며, 비율만이 두 집단의 크기를 비교하는 능력을 결정짓는다. 이렇게 어떤 물체의 양을 표상하는 능력은 대략적 수 체계 (Approximate Number System; ANS)에 의해 가능하다고 알려져있다. 즉 ANS란, 정확한 수는 아니지만 집단의 양을 추정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이다. 비율이 증가할수록 정확성이 감소하며, 점의 개수가 증가할수록 정확성이 감소하는 ( 1개 vs 2개인 경우가 4개 vs 8개 인 경우보다 더 정확함) 특징을 가진다. 이 ANS는 아주 어린 아기들도 지니고 있었으며, 다른 영장류 및 설치류도 이러한 능력을 지니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렇게 비기호적인 (nonsymbolic) 양의 집합으로부터 크기를 추출할 수 있는 능력은 진화적으로 중요하게, 선천적으로 특수화된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출처: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Sample-stimuli-used-in-the-non-symbolic-number-comparison-task-in-Experiment-1_fig1_277893677

* symbolic vs nonsymbolic number: 수학 인지에 대한 많은 연구는 기호 수 (symbolic number)와 비기호 수(nonsymbolic number)를 구분한다. 이 때 기호 수는 우리가 2, 3 처럼 일반적으로 표기하고 있는 수를 가리키며, 비기호 수는 위의 그림들처럼 어떤 특정한 표기를 사용하지 않지만 수, 크기를 다루는 경우를 말한다.

아주 어릴때부터 나타나는 비기호 수 표상 능력은 이후에 나타나는 기호 수 크기 표상 능력의 바탕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수에 대한 기호 수 크기 표상 능력을 알아본 많은 연구들은 다음 그림에 보는 것처럼 수직선 과제 (number line task)를 사용하였다. 즉 어떤 수를 제시한 후 수직선 상에 표기해보는 과제이다. 

출처: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Example-of-items-and-responses-for-a-0-1000-whole-number-line-estimation-task-and-b_fig1_274013054

이 과제를 사용한 연구에 따르면, 아동의 기호 수 표상에 대한 발달은 비기호 수 표상과 유사하게 나타난다. 즉 비율에 따라 아동의 수 표상도 영향을 받았는데, 구체적으로 수가 작을수록 더 과장되고, 수가 클수록 과소추정된다. 예를 들면 수직선상에 1, 2 와 78, 79를 표기한다고 했을 때, 아동이 1과 2 사이의 간격은 78과 79 사이의 간격보다 더 넓게 그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비율에 따른 수행은 경험에 따라 줄어들어서 점점 더 선형화(linear)된다. 즉 수에 대한 경험이 많을수록 아동은 1과 2사이의 간격, 78과 79사이의 간격을 동일하게 표기할 것이다. 즉, 아동은 상대적인 크기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계속할수록 선형적인 표상을 발달시키고, 각각의 단위차가 동일한 크기로 표상된다.

비기호 수와 기호 수 표상의 발달은 수에 대한 경험에 따라 발달한다. ANS의 정확성 (즉, 정확히 비교될 수 있는 가장 큰 비율의 집합)은 발달 및 연습(경험)에 따라 증가하며, 아동의 수직선 과제 역시 큰 수를 더 많이 접하고 경험이 증가할수록 선형적으로 표상할 수 있는 수의 범위가 넓어진다. 이 때 또 기호 수를 수직선과 연결시켜, 표상 자체가 수직선 상에 자연수가 존재하는 것과 같이 발달하게 된다. 또한 아동의 크기 표상에 대한 부모/교사의 피드백 및 작은 수와 큰 수의 크기 간 비교는 아동의 수 이해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인지 심리에서 많이 거론되는 처리(processing)의 종류로 "영역 특수적" VS "영역 일반적" 지식이 있다. 영역 일반적 처리는 작업기억, 억제통제 등과 같이 어떤 특수한 영역이 아닌 인지 전반에 관여하는 인지적 처리를 의미하며, 영역 특수적 처리는 어떤 특정 영역에서만 관여하는 인지적 처리를 의미한다. 수에 대한 심적 표상 역시 영역 특수적인지, 아니면 시공간 및 비기호 수를 모두 포괄하는 영역 일반적 처리인지는 여전히 논쟁중이다. ANS는 영역 특수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고전적인 시각은 인간의 뇌가 수 표상을 위해 일반적인 수 체계를 사용한다고 한다. 또 다른 시각에 따르면 비 기호 수 추정은 일반 영역적 대략적 크기 체계 (approximate magnitude system; AMS)에 의해 이루어지는 데 수에 대한 추론을 하는 경우 특수화된다고 했다. 이러한 논쟁을 뒤로하고, 대체적으로 동의된 바는, 수에 대한 심적 표상의 특수적 특징과는 무관하게 이 심적표상에 작업기억 등의 일반적 처리가 관여한다는 점이다. 

분수 이해하기

아동의 수학적 사고에 대한 연구들의 가장 큰 목표는 더 광범위하게 아동의 수학적 사고를 포괄할 수 있는 수학 발달 이론을 세우는 것이다. 자연수는 유리수, 음수, 정수 등 수많은 수에서 아주 적은 하위 종류만을 포함한다. 이에 따라 자연수로만 이루어지던 연구들을 넘어 분수의 이해에 대한 주제가 새로이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아동의 분수 이해 발달 연구는 아동의 수학 발달에 대해 더 넓은 이해를 가능하게 해주었는데, 특히 분수에 대한 연구는 기존에 자연수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 더 넓은 케이스까지 적용할 수 있는지, 즉 일반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준다. 즉, 자연수에 대한 심적 표상이 분수에 대한 심적 표상과 유사한지 등을 연구할 수 있다. 

분수에 대한 연구는 또 초기에 나타나는 수학적 능력에 대해 논쟁거리를 제공해주었는데, 예를 들면 분수 표상에 대한 능력은 아주 어렸을때부터 나타나는지 아니면 자연수 발달이 있고나서야 분수 표상이 가능한지 등의 질문이다. 많은 연구자들은 자연수 발달은 선천적으로 장착하고 나온 능력으로 인해 발달하지만, 분수 표상은 자연수 표상을 통해 발달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최근에 일부 연구자들은 생애 초반에 나타나는 비율 추론에 대한 증거를 보여주며, 분수 발달의 기본이 되는 비율 처리 체계(ratio processing system)가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더나아가, 일부 연구자들은 ANS가 아닌 AMS를 강조하며 수 크기 이해의 영역 특수성에 반대하며 자연수와 분수 이해가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평행적으로 발달함을 주장하며 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분수에 대한 연구는 많은 흥미로운 질문을 일으켰다. 이에 더해, 분수 발달 연구는 일반적 인지 이론의 핵심을 검증할 수 있게 해주었는데, 특히 추론과 전이의 발달에 대한 것이다. 분수는 근본적으로 상대적이다. 즉, 분수를 이루는 분자와 분모 중 하나만으로는 그 분수를 이해할 수 없으며 분자와 분모 두 구성 요소의 상대적인 관계로부터만 그 분수를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상대적인 관계를 표상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별 요소를 표상하는 능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어떤 요소의 지각적 특성을 기반으로 매칭하는 과제보다는 여러 요소의 상대적 패턴을 기반으로 매칭하는 과제가 더 나중에 발달하게 된다. 이러한 아동의 상대적 관계성에 대한 주의(attention)는 상대성을 나타내는 언어의 사용 (더 줘, 더 작아 등등), 친숙한 맥락에서 유추 사용의 증가, 그리고 관계적 추론 과제에서 작업 기억의 요구(demand)가 감소하는 것 등을 통해 지지된다. 아동의 관계성 추론에 대한 연구 중 적은 연구들만 수학적 맥락을 기반으로 하였지만, 분수 크기 등과 같은 많은 수학적 개념은 근본적으로 상대적이므로, 타 분야의 인지적 발달이 분수 추론 능력을 향상시키는지 연구하여 영역 일반적인지 영역 특수적인지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새로 발달하는 분수 이해와 자연수에 대한 선행지식의 관계를 연구해 전이(transfer) 관련 이론을 검증하고 더 잘 이해할수 있다. 아동의 자연수 지식은 때때로 분수 지식과 반대되는데 예를 들어, 3은 2보다 크지만 1/2이 1/3보다 더 큰 수이다. 하지만 분수를 배우는 많은 아동들이 1/3이 더 크다는 오류를 보이게 되는데 이는 아동의 선행 지식(자연수지식)이 도움되지 않는 방식으로 분수 개념 발달에 전이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두 지식 유형이 반대되는 것은 아니며, 자연수 지식 중 분수 지식과 강하게 정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지식도 있다. 예를 들어 자연수 계산 능력은 분수 계산 학습을 직접적으로 도울 수 있다. 언제 어떻게 자연수 지식을 분수 이해에 전이시키는 지 연구하는 것은 아동의 분수 이해의 기제에 대한 이해를 도울뿐 아니라, 더 학생에게 도움될 수 있는 교수법을 개발시키는 데 도울 수 있다. 

 

~~~~~~~~~~~~~~~~~~~~~~~~~~~~~~본 포스팅은 다음 문헌을 발췌/번역함~~~~~~~~~~~~~~~~~~~~~~~~~~~~

Sidney, P. G., Thompson, C. A., & Opfer, J. E. (2019). Development of fraction understanding. In J. Dunlosky & K. A. Rawson (Eds.), The Cambridge handbook of cognition and education (p. 148–182). Cambridge Univers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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